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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시간을 덫칠하다
옻칠 공예 작가 유남권
       옻은 시간의 예술이다. 한 번 두 번 덧칠해가며 겹겹이 
       쌓아가는 텍스처와 컬러가 주는 아름다움은 물론 안전한 
       천연 도료로서 항균, 방습 등 기능적으로도 뛰어나다. 
       신석기 시대부터 사용되어왔다는, 전통 공예로서 유구한 
       역사를 갖고 있는 옻이지만 이를 현대적으로 이어가는 일은 
       누군가의 열정이 필요한 법, 젊은 옻칠 작가 유남권은 현대적 
       옻칠 공예의 아름다움을 전달하고 있다. 그는 현재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13호 옻칠장인 박강용 밑에서 ‘남원목운공예사’와 
       그 컨템퍼러리 라인인 ‘남송 박강용’을 관리, 진행하고 있으며 
       개인 작품 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다. 
       Q1. 옻칠 작가의 길을 걷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원래 동양화를 전공했는데, 우연히 옻칠을 알게 되면서 배우기 
       시작했어요. 본격적으로 옻을 배워보자고 결심하고 박강용 
       선생님을 찾아 뵈었어요. 2007년 1월이었죠.
       Q2. 옻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개인적으로 옻 냄새를 참 좋아했어요. 동양화 전공 당시 먹 
       냄새도 워낙 좋아하긴 했지만요. 또 옻칠은 그 결과물이 바로 
       나타나는 게 아닌데, 말리고 덧칠하는 그 과정이 재미있었어요. 
       한 번 옻칠을 하면 최소 6시간은 건조시켜야 하죠. 원래 급한 
       성격인데 작업할 때만큼은 느긋한 성격으로 바뀔 정도로요(웃음). 
       옻칠 작품은 크기나 수량에 관계 없이 최소 한 달(2~3주) 정도는 
       걸리는 데, 그 과정이 재미있더라고요.
       Q3. 박강용 장인 밑에서 벌써 13년째 일하고 있네요.
       대학원을 다니면서 선생님과 제 미래에 대해 많이 얘기했어요. 
       선생님은 남원에 아예 내려와서 교육을 받기를 원하셨는데, 
       저는 다른 작가들과의 교류도 활발히 하고 트렌드를 배우기 
       위해서라도 서울을 오가고 싶었어요. 선생님이 많이 배려해주셨죠. 
       지금도 일주일에 3~4일은 남원에 있고, 주말에는 주로 서울에서 
       작업을 해요. 박강용 선생님의 남원 목운공예사 브랜드도 
       관리하고 개인 작업도 병행하고 있어요. 작가에게는 흔치 않은 
       좋은 환경이라고 생각해요. 운이 좋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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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중인 유남권 작가. 
       Q4. 젊은 전통 공예 작가를 중심으로 전통 재료와 현대식 
       소재를 결합하는 일도 많아지고, 다른 영역의 작가들과 
       협업도 활발한 점이 눈에 띄어요. 
       이전에는 자신의 작업에만 집중하고 그 영역에서 가치를 
       높이는 데에만 집중했다면 지금은 얼마든지 전통 공예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또 영역도 넓어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 역시 이전에는 나무에만 옻칠을 했었는데, 이제는 
       현무암이나 금속, 섬유에도 시도해봐요. 제가 다른 작가님에게 
       디자인을 제안하고 여기에 옻칠을 더하기도 하죠. 같은 
       디자인이라도 소재에 따라 실제 소비자의 반응도 확연히 달라요. 
       실제로 옻칠 막걸리 잔을 유리로 만들어 봤는데, 소비자 반응이 
       너무 좋더고요. 생각지도 못한 결과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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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옻의 결이 하나하나 느껴지는 유남권 작가의 합 시리즈.
       Q5. 옻 하나에만 집중하지 않으시는군요.
       다양한 소재에 대한 도전은 제 성향이기도 해요. 지난 해 한국 
       공예 디자인 문화진흥원에서 진행한 ‘2019 공예 디자인 스타상품’ 
       사업을 통해 개발한 나무 합은 합 위에 실크스크린 기법으로 옻을 
       입힌 제품이었어요. 이전에 실크를 써본 적이 있었는데, 생각보다 
       결과물이 좋아서 언젠가는 상품으로 만들어 봐야겠다고 생각했죠. 
       한지나 삼베 등도 시도해보게 되고요. 사실 동양화를 전공하면서 
       순지, 장지를 많이 써봤기 때문에 한지는 괜히 피했었거든요. 
       그런데 프로젝트를 하면서 한지를 써봤는데, 또 느낌이 전혀 다른 
       거에요. 학부 시절 배웠던 다양한 기법도 사용하게 되고요.
       Q6. 본래 평창동에 작업실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최근 이곳 일산으로 옮기셨죠.  
       평창동 작업실은 동네가 너무 좋았어요. 고즈넉한 분위기가 저를 
       차분하게 해주는 느낌이 있었죠. 사실 계속 평창동에 있으려고 
       했는데 강우림 작가님과 곽철한 작가님이 함께 작업실을 써보면 
       어떻겠냐고 제안해주셨어요. 우림 작가님과는 제가 이전에 
       목공예 작업을 의뢰한 적이 있어 인연이 있었죠. 이곳 작업실은
       다소 북적북적한 건물 사이에 있다고는 상상이 안될 정도로 전혀 
       어울리지 않는 공간 같아서 오히려 재미있어요. 무엇보다 건조장이 
       필요한 저한테는 적절한 공간이라고 생각했죠. 집에서도 가깝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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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산에 위치한 유남권 작가의 작업실 한 켠.
       Q7. 작업실이 좀 춥다고 느껴지기도 해요. 작업실을 가득 채운
       냄새도 독특하고요.  
       겨울엔 이 정도 온도에서 일해요. 사실 평창동은 여기보다도 더 
       추웠어요 (웃음). 작업할 때 입는 옷도 파카 형태죠. 너무 추우면 
       건조장 안에 들어가 있기도 하고요. 새는 옻과 송정유가 섞인 
       냄새에요. 이제는 이 냄새에 익숙해졌다고는 하지만 작업실에서 
       많은 작업을 오래하면 가끔 저도 냄새 때문에 머리가 띵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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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업실 스케치.
       Q8. 서울번드와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 되었나요? 
       산업 디자이너로 가구와 조명 등 다양한 작업을 하는 양정모 
       디자이너와 프로젝트를 했었어요. 그러다 박찬호 대표님을 
       알게 됐죠. 전통 공예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알고 그 가치를 
       발견해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저희 같은 작가들에게는 
       너무나 든든한 후원자죠. 서울번드에서 만날 수 있는 색잔은 
       처음으로 저의 색채가 많이 들어간 옻칠 제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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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옻에 컬러를 입힌 색잔과 옻을 덧칠한 한지 소재의 합.
       Q9. 이제 소비자도 ‘전통 공예’에 대한 인식이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저도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제품과 작품은 차이가 있다고 
       생각했고 아예 구분해서 작업을 하기도 했는데, 이제는 그렇지 
       않아요. 류종대 작가님과 협업한 버블컵은 중국에 공장이 있어 
       대량 생산이 가능한 상품인데, 옻합이나 옻칠잔 등은 목선반 
       작업은 남원에서, 옻칠 작업은 직접 손으로 만드는 수공예 
       작품이라는 것에 더 방점을 두죠. 모두 저의 정체성이 담겨 
       있지만 이를 여러 갈래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가끔 ‘이게 작품이에요, 상품이에요?’를 묻는 분들이 계신데 
       그럴 때 참 난감하더라고요. 쉽게 설명하자면 작품이 2~3만원이고, 
       제품이 5~6만원일 수도 있거든요. 하지만 결국은 결과물이 어떻게 
       놓여지고 어떤 감흥을 주느냐가 중요하지 무엇으로 정의하는 지는 
       그리 중요치 않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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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베 소재의 합에 옻칠하는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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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 옻칠을 마친 뒤에는 건조기에 두어 말린다.
        (오른쪽) 건조 후 사포질로 결을 살리는 모습.
       Q10. 옻이라는 소재는 알면 알수록 매력적이더라고요. 
       기능적인 측면이나 색감, 장식적인 측면에서도요. 실제로 
       옻을 취미로 배우는 분들도 많아졌고요. 
       옻칠 공예는 충분히 대중화될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해요. 
       옻을 통해 기존에 보지 못했던 컬러나 텍스처가 나오면 ‘새로운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이미 가능했으나 사용하지 않았거나 
       잘 몰랐던 것일 뿐이죠. 지금은 ‘이게 옻이 구나’, ’옻에 이런 
       매력이 있구나’를 느끼고 있는 시점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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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남권 작가의 흙칠 한지 오브제 위에 올려진 황동 못 세 개는
       이윤정 작가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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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업에 사용되는 재료와 도구들.
       Q11. 작가님에게 자극이 되거나 영감을 받는 대상은 무엇인가요?
       주변 작가분들? 김준수, 김동해, 백경원 님 등 주변에 잘하는 
       작가님과 디자이너분들이 많아요. 작품을 만드는 과정 하나하나에 
       깊이 있는 고민과 연구가 엿보이고요. 자신의 목표를 가지고 뭉근히 
       잘 쌓아가는 것 같아요. 다들 겸손하기까지 하죠(웃음). 이분들과 
       올해 5월에 단체전을 준비하고 있어요.
       Q12. 지금 가장 큰 계획이 있다면요?
       지난 해 12월 ‘공예트렌드 페어’를 통해 독일 수공예 박람회 참가 
       작가에 선정되었어요. 2월 말에 열리는데, 참가 작품으로 한지 소재의 
       큰 화병을 만드는 중이죠. 그리고 온양민속박물관에서 진행하는 온양 
       어워드에 1차 통과가 되어서 출품작을 만들어야 하고요. 올해는 특히 
       개인 작업을 좀 더 부지런히 해보려고 해요. 그러면 내년쯤 개인전도 
       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에디터_오상희       
사진_신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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